환경(E), 사회(S), 지배구조(G) 분야에서 다양한 전략을 통해 경영혁신을 펼치고 있는 국내·외 주요 기업들의 우수 사례를 소개한다.
E (환경·Environmental) 경영- 탈탄소·자원 재활용으로 환경보호 앞장
코로나 팬데믹은 환경 이슈를 기업들에게 최우선 현안으로 만들었다. 특히 환경(E)은 사회나 지배구조 등 다른 항목에 비해 정량화나 사후관리가 상대적으로 쉬워 제조업에서 가장 먼저 추진하고 있는 분야다. 대표적인 사례는 “재생에너지(Renewable Energy)를 100% 사용하겠다”는 ‘RE100’이다. 이는 기업이 사용전력의 100%를 재생에너지로 충당해 온실가스의 주범인 탄소배출을 줄이겠다는 자발적인 캠페인이다. 현재 구글, 애플, GM, 이케아 등 전 세계 260여 개 글로벌 기업이 가입해 있으며, 국내에서도 SK그룹, LG화학, 한화큐셀, 아모레 퍼시픽 등이 참여하고 있다.
현대·기아차는 일찌감치 전기차와 수소 전기차 등 친환경 자동차 시장 확대에 주력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유엔 개발계획(UNDP)과 함께 ‘지속 가능한 발전을 위한 설루션 창출과 현실화에 대한 업무협약’을 맺고, ‘포 투모로(for Tomorrow)’프로젝트도 추진하고 있다.
자원 순환 또한 E(환경) 경영의 주요한 테마로 부각되고 있다. 스위스의 유명 커피 브랜드 네스프레소(Nespresso)는 ‘세상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커피를 만들겠다’는 비전을 바탕으로, 사용 후 버려지는 1회용 알루미늄 커피 캡슐을 수거하여 100% 재활용 해 생활용품과 자동차 부품으로 활용하도록 했다. 분리 배출된 투명 페트병으로 만든 재생섬유를 활용해 기능성 의류를 제조·판매하는 국내 의류 제조사인 ‘블랙야크’의 친환경 모델이 지난해 유엔의 국제회의에서 대표적인 글로벌 ESG경영 우수 사례로 소개된 적이 있다.
S (사회·Social) 경영-지역사회와 함께 상생경영에도 힘 쏟아
사회(S) 분야에서 기업에 요구되는 과제는 생산되는 제품 그 자체의 품질과 안전은 물론 ▲직원들의 근무환경 ▲협력회사 와의 관계 ▲소비자와의 관계 ▲지역사회와의 관계 등 그 범위가 매우 넓어지고 있다. 경영활동이 사회의 정의에 얼마나 부합하는지도 중요한 잣대가 되고 있다. 그래픽카드 제조업체인 ‘엔비디아(NVIDIA)’는 반도체 등 제품 생산을 위한 원자재를 조달받을 때 분쟁지역 등 사회적 정의에 반하는 곳은 피하고 있다. 이를 통해 엔비디아는 지난해 미국 경제전문지인 IBD가 선정한 ESG 순위에서 1위를 기록했다.
미국의 신발 제조기업인 ‘톰스(TOMS)’는 ESG 경영이 대두되기 훨씬 이전부터 사회적 책임 경영을 실천해 온 기업이다.‘Buy one, Give one’이라는 슬로건으로 신발 한 켤레를 소비자가 구매할 때마다 다른 한 켤레를 개발도상국의 신발이 없는 아이들에게 기부하고 있다. 국내 모바일 플랫폼 대표 기업인 카카오는 지난해부터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개최한 ‘중소기업의 디지털화 지원 이니셔티브(Digital for SMEs Initiative, 이하 D4 SME)’의 운영위원으로 참여하고 있다. 페이스북(FACEBOOK), 아마존(AMAZON) 등이 함께 참여하고 있는 이 협의체는 각국의 재계 대표들이 모여 신흥 시장의 중소기업들을 위해 디지털 상생 사례를 전 세계와 공유하는 것을 목표로 공생의 기회를 도모하고 있다.
G (지배구조·Governance) 경영-투명한 의사결정 시스템으로 신뢰도 제고
지배구조(G)의 건전성은 주주나 소비자 등 이해관계자들을 위해 기업 내부의 의사결정 시스템이 얼마나 투명한가를 평가하는 항목이다. 전 세계 170개국에서 조명, 헬스케어, 에너지, 금융, 항공엔진 등 25만 종에 달하는 제품을 생산하고 있는 글로벌 기업인 GE(General Electric)는 자본시장이 가장 발달되어 있는 미국에서 지배구조가 가장 우수한 모범사례로 평가받고 있다. GE 이사회는 세계 최대 반도체 설계기업인 ‘퀄컴’의 ‘스티브 몰렌코프’ 최고경영자(CEO)를 비롯한 전 세계 유명 기업 대표들이 사외이사로 활동하고 있으며, 경영진이 주주나 이해관계자 들의 이익에 부합하게 회사를 운영하는지를 다양한 방법으로 체계적인 감시를 할 수 있도록 제도화하고 있다.
미국의 온라인 의류 브랜드인 ‘에버레인(Everlane)’의 경우, 제품 제작 과정에서 소요되는 비용이 비밀인 다른 기업과 달리 원료, 운송비 등 세부 단가와 공장에서 일하는 모습까지 모든 걸 공개하고 있다. 에버레인의 비전인 ‘극단적 투명성(Radical Transparency)’은 합리적인 가격과 윤리적 공정으로 제품을 생산해 소비자들로부터 자발적인 신뢰를 이끌어내고 있다. 국내 기업들도 최근 기업 지배구조 개선에 적극적이다. 삼성그룹은 지난해 2월 그룹 윤리경영 감시기구인 준법감시 위원회를 공식 출범했다. 이 위원회는 최고경영진의 준법 의무 위반을 독립적으로 감시·통제할 뿐만 아니라, 각 계열사의 준법경영 여부를 확인하고 의견을 제시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SK그룹도 지난해 말 조직개편을 통해 그룹 컨트롤타워인 ‘수펙스(SUPEX) 추구협의회’에 ‘거버넌스(Governance) 위원회’를 신설했다. 이 위원회는 향후 지배구조의 투명성을 높이고 관계사의 이사회 중심 경영을 가속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